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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 기획 MD서울공예박물관 학예사

[멘토소개] 


박물관큐레이터

현) 서울공예박물관 직물공예 담당 학예사
전) DTC 섬유 박물관
전공) 의류직물학과(한국복식사 전공) 

"박물관에서 사람들의 표정을 관찰하며 보람을 느낀다. 사람들이 재미있다고 느끼거나, 모르는 것을 알았을 때 신이 난 표정을 볼 수 있는데. 그런 모습을 볼 때 가장 보람되고, 즐겁다."






박물관에서 일하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중학생 때 겨울방학 숙제로 박물관 관람이 있었다. 당시 방문했던 박물관은 지금은 남아있지 않은, 조선총독부 자리에 있었던 국립중앙박물관이었다. 전시 관람을 위해 복도를 건너 삼국시대실로 나가는데, 어두운 전시실 안에는 조명이 낮게 깔려있었고 복도 밖 작은 창에는 눈이 내리고 있었다. 그 장면이 인상에 깊게 남은 것 같다.
뚜렷한 목적 없이 의류직물학과를 진학한 탓에, 대학교 1학년 때는 방황을 하기도 했다. 많은 고민을 하며 대학생활을 하다가 3학년 때 한국복식사 수업을 들었다. 그 수업에서 흥미를 느껴 선생님께 박물관에서 일하고 싶다는 연락을 드렸고, 박물관 일을 경험하고 대학원 진학을 결정했다. 그렇게 박물관에서 일하게 되었고, 전공 특성상 출토복식 연구를 위해 발굴에도 참여했다. 전래되는 옷의 경우 수명이 200년 밖에 안 된다. 그래서 400~500년 전 의류를 볼 수 있는 방법은 출토복식 밖에 없다. 대학원에서 한국복식사를 공부했고 학부 때 직물화학, 직물물리 등을 모두 들었던 것이 도움이 되었다. 이런 작고 큰 경험과 학업 내용이 모두 현재 하는 일에 연결되어 있는 것 같다. 어렸을 때 잠깐 사학자를 꿈꿨던 적이 있었고, 그런 시간들이 쌓여 자연스럽게 학예사의 길을 걷게 된 것 같다.
또한 큐레이터 업무의 장점이라면 하면 기획(머리 쓰는 일)과 현장 업무(몸 쓰는 일)를 반반 할 수 있어서 이다.









[취준내공]


특정 전공을 깊이 있게 다루는 것
/범위가 큰 전공을 공부하는 것


이 두 가지 선택지가 있다면 학예사에게는 후자(넓은 단위의 전공)를 권한다. 박물관은 생각보다 적은 인원이 많은 전공 분야를 다뤄야 하는 경우가 많다. 본인 또한 복식사를 전공했지만 직물공예 관련 업무를 하고 있다. 공예사도 목공예, 금속공예 등 다양한 학문이 있다. 하지만 대중에게는 하나의 분야로 인식된다. 깊이 있는 공부는 학교에 남거나 연구를 하기에 좋다는 생각이다.





스펙과 역량


학예사로 일할 때 두 갈래의 길이 있다. 공무원(기관 근무) 또는 프리랜서(개인 기획자)가 되는 길이다.
프리랜서로 정한다면 적극적인 애티튜드가 필요하고, 인맥 관리가 중요하다. 한국에서 프리랜서 큐레이터로 일한다면, 해외에서 근무 중인 한국 큐레이터들과 인연을 만들어두면 좋다. 해외 박물관에 인턴쉽 경험을 쌓는 방법도 있다. 미술처럼 아예 다른 분야가 아닌, 유물을 가지고 박물관과 연계하여 전시를 기획하는 프리랜서 큐레이터라면 해외에 있는 한국인 큐레이터와 인연이 있다면 좋은 기회가 더 많을 것 같다. 외국어의 경우 영어를 기본으로 하고, 복식 전공의 경우, 중국어와 일본어를 많이 사용한다.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사람은 시험 보는 세 과목을 준비하면 된다. 임기제 학예사는 T.O가 나오면 2~3년 정도는 경험상 해보면 좋다. 그러나 10년씩 하게 되면 40대가 불안해질 수 있으니 기관에 있으려면 40 전에 시험을 봐서 자리를 잡는 걸 추천한다. 혹시 기관 근무와 프리렌서 둘 다 고민하고 있다면 10년 정도 기관에서 일하고 도전하라고 권하고 싶다.








학예사 준비 방법


학예사 자격증은 준학예사증이 있고, 정학예사 3급, 2급, 1급 순으로 올라간다(🔗링크). 준학예사증은 시험을 봐서 취득할 수 있고(🔗링크), 합격 후 경력 4년 후에 3급으로 올라갈 수 있다. 공부하기에는 준학예사증이 괜찮겠지만 석사를 따고 경력 기관에서 2년 일을 하면 3급 정학예사를 딸 수 있다. 그래서 여기도 경력을 쌓기 위해 연구원 생활을 하시는 분들이 있다. 또한, 큰 기관과 작은 기관 모두에서 일해보는 걸 추천한다. 큰 기관에서 일하면 이력서에는 쓰기에는 좋겠지만, 내가 일한 부분에 대해서만 알게 된다. 작은 박물관은 고생은 할 수 있지만 전체적으로 박물관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 수 있다. 그래서 두 곳을 다 경험해보는게 좋다고 생각한다.








[직무내공]





박물관에서 학예사가 하는 일 A-Z


박물관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크게 행정과 학예로 나눌 수 있다. 학예 파트의 모든 일을 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학예파트에는 수집, 전시, 교육이 포함된다. 수집과에 있으면 유물을 수집하고, 정리한 후 번호를 매겨서 수장하며, 기본적인 유물연구를 한다. 보존관련 업무도 포함된다. 그리고 전시나 다른 기관에서 요청이 있을 때  유물 반출입업무를 한다. 전시과는 외부와 협력하는 경우도 있고, 다른 기관과 공동 전시를 할 때도 있다. 일반적으로 수장고에 있는 소장유물을 이용하여 시류에 맞춰서 전시 기획을 한다. 전시 안내서와 도록 발간 등을 전시과에서 한다. 교육팀의 경우 교육홍보/ 전시홍보의 형태로 소통하는 일을 한다. 이 업무는 각각의 파트로 나뉘어져 있는 것 같지만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그래서 박물관에서 일을 할 때 조금 더 유연한 관점에서 각 업무를 보는 것이 필요하다.


일하는 부서나 하고 싶은 분야가 있을 수 있지만 그 부서의 일만을 기대하기보다는, 박물관이 왜 만들어졌는지, 배경 등 유물에 대한 이해도와 기본소양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관점에서 수장고와 전시를 거치고 교육으로도 넘어가는 순서를 추천한다. “나는 전시 일을 하고 싶은건데?”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수장고에서 일한 경험은 학예사로서 일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된다. 수장고에서 일을 할 때는 향수도 안 뿌리고, 악세사리도 착용하지 않는다. 넘어지지 않게 옷차림도 정돈한다. 수장고에서의 일 경험이 박물관 업무의 기본이 된다. 수장고에서 유물 다루는 법을 배우고 그 경험으로 전시 업무를 하는 순서를 추천한다. 해당 유물이 가지고 있는 특징, 취약점을 등을 알아야 전시를 할 때 반영할 수 있다. 전시를 하면 유물은 무조건 상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전시를 하지 않고 수장고에만 보관하면서 사람들에게 보여주지 않으면 유물에 대한 의미가 없지 않나. 그래서 수정고에서 유물에 대한 이해도를 높인 다음에 그 지식을 전시 기획에 반영하는 것이다. 조도는 어떻게 할 건지, 빛을 막는다면 방법을 어떻게 할 것인지 등이 전시과에서 하는 기획업무의 기본이다.





그 다음 단계에서 일반 관람객과 특히 어린이들에게는 어떻게 전달할 것인지 교육과에서 심화 고민을 한다. 전시를 기획할 때는 전시팀과 교육팀이 협의를 많이 한다. 전시팀에서 주요 포인트를 잡은 후에 교육팀과 충분한 협의를 하면서 교육에 반영한다. 개인적인 경험으로 <친환경 패션>을 전시 기획 에 반영한 경우, 교육에도 반영하고 싶다면 교육팀 프로그램에 그 내용을 반영해달라고 요청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집에 있는 에코백을 가져와서 이번 전시에서 보여드린 공예 기법들을 개인의 에코백에 응용해 보는 등으로 교육 프로그램에 반영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학예사는 다양한 팀과의 협업능력도 요구된다.


마지막으로 이 모든 활동을 지탱하는 행정 업무가 있다. 여기서 말한 행정 업무란 박물관마다 다르겠지만 주로 돈을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에 대한 것이다. 이 부분은 사립과 국공립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국공립은 정부예산을 받아서 전시 기획을 한다. 프리랜서 기획자는 전시 기획안으로 사람들을 설득하고 홍보해서 펀딩을 받는 능력도 필요하다.






마치며 미래에 대한 조언!


미래는 나 역시 막막하다(웃음). 내 앞길도 막막한데 조언을 할 수 있을까. 나이가 들수록 '조언을 하지 말자'라는 생각을 점점 더 하게 된다. 조언할 수 없지만, 응원하는 것으로 마무리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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